백수일기[20.06.23/72일차]

2020. 6. 24. 01:06

벌써 70일이 지났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오래 이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이때쯤이면 백수 생활을 청산하는것이 나의 목표였는데, 이 생활이 계속 길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고있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탈출에 자신이 있었는데 점점 익숙해 지는 나의 모습과, 내 생각대로 안되는 현실에 의한 자신감의 저하가 이따금씩 나를 지배하려고 한다.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늘 마음을 다 잡으면 또 금방 괜찮아 지지만, 언제까지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여전히 코로나는 잠잠해 질줄 모르고 오히려 자기를 잊지 말라는 듯이 다시금 조금씩 더 위세를 떨치고 있다.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더운 여름과 관련이 있는것 같다. 아무래도 날이 더우니 마스크를 쓰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감염이 증가하는 듯 하다. 코로나가 오랫동안 진행 되면서 사람들이 이제 지치기도 하고 무뎌지기도 한 것 같다. 여러 이유로 말미암아 지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얼어붙은 취업시장으로 말미암아 나의 백수 탈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참에 공무원 준비로 전향해야 하나...... 근데 공무원 준비는 무슨 돈으로 하지????

 

밤에 잠이 잘 안온다. 이전에도 잠이 안와서 겨우 겨우 일상으로 다시 되돌려 놓았는데, 다시 밤에 계속 잠을 깬다. 날이 더워서는 아니다. 또다시 내 내면의 깊은 곳에서 걱정과 근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인가?

 

밤에 불을 켜 놓으면 자꾸만 집안에 날파리가 들어오고 있다. 크기로 보면 약 1-2밀리미터 정도 되는 날벌레들이 어디서인지 모르게 자꾸만 출현하고 있다. 방충망을 해놓고 샤시의 물빠짐 구멍도 다 막았는데. 방충망을 뚫고 들어오는 것인가? 그렇다고 불을 켜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쩔 수 없이 저녁에는 날벌레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거기다가 요즘엔 모기까지 보이니 이것 참 환장할 노릇이다. 주택에 살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화장실에선 매년 연례행사인 곱등이와의 전쟁을 펼치고 요즘엔 그리마도 가끔씩 나온다. 문제는 작년보다 빈도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옆집에 사람이 안살아서 관리가 안되는데 그래서 벌레들이 더욱 많아진 것인가 싶기도 하다.
아 오늘은 창문밖에 바퀴벌레도 두 마리 확인을 했다. 우리집엔 외부에서 바퀴벌레가 한번씩 들어오기도 하는데 일년에 한두마리 정도 보인다. 그런데 올해는 오늘까지 벌써 5마리째다. 이게 집바퀴가 아니다 보니 크기도 3-4센티미터 정도로 큰 바퀴벌레들이다. 젠장... 모기약을 미친듯이 뿌렸더니 발라당 뒤집혀서 난리치고 있는것 까지 확인하고 다시 들어왔다. 내일 아침이면 죽어 있겠지.... 설마 다시 살아서 들어오진 않겠지?? 근데 바퀴는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데 왜 불빛이 훤히 비치는 창가에 붙어 있는것인지 모르겠다.

 

일요일에 주말임에도 운동을 하기위해 실내에서 스쿼트와 팔굽혀펴기를 했다. 그런데 평행봉과 계단 오르는 근육과 쓴는 근육이 다른지 갑자기 허벅지와 등근육에 알이 배겼다. 그래서 월요일에 하루 쉬었는데도 오늘 풀리기는 커녕 더욱 빵빵해졌다. 그리고 등근육이 뭉쳐서인지 목과 머리까지 아프다. 이거 한주동안 쉬어야 되나 싶었지만, 또 쉬면 그때는 운동을 하기 싫어질 것 같아서 뭉친 근육을 이끌고 운동을 하였다. 근육 뭉친것은 운동으로 풀어준다는 말이 있는데 이 나이에도 적용이 될 지 궁금하다. 내일 부터 또 비가 내린다는데 실내운동으로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샤워기가 금이가서 물이 새길래 샤워기 헤드를 바꿨다. 똑같은 것을 원했지만 같은것이 없어서 그냥 괜찮아 보이는 것을 하나 가지고 왔다. 버튼이 있어서 비데기능, 절수기능, 일반기능으로 스위치를 할 수 있었는데, 사실 비데는 딱히 쓸 일이 없을것 같고 버튼을 누르면 물이 끊기는 기능때문에 구입한 것이다. 그런데 샤워기의 각도가 달라져서 샤워기 걸이에 걸어놓고 물을 트니 머리를 감을 수가 없다. 낭패다....

 

집 주인이 그동안 숙원 사업이었다면서 집 대문을 바꾼지가 2주가 좀 넘은 듯 하다. 한주가 지나고 비가 한번 오니 문에서 끼익 끼익 하는 소리가 난다. 설치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끽끽거리냐. 소리가 듣기 싫어서 뿌리는 그리스를 사서 뿌려주니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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